이번에 소개할 시계는 파네라이다.
내가 가장 애정하는 브랜드이다.
지난번에 거칠고 투박하지만 온화한 남자를 동경한다고 한 적이 있다.
파네라이는 그 수식과 가장 걸맞는 시계이다.
벌써 파네라이가 네 점이 있으니, 나도 *파네리스티인가
내가 생각하는 파네라이의 매력은 세 가지이다.
첫 번째는 타 브랜드에서 흉내내기도 민망할 만큼 우뚝 선 아이덴티티(feat. 역사)
두 번째는 독보적인 이태리 감성과 남성미
세 번째는 줄질과 커뮤니티
제랄드 젠타 디자인 시계가 유행처럼 번지는 시기에도 묵묵히 본인 갈 길 걸어가는 그 묵직함 또한 매력이라고 본다.
(Patek philippe - Nautilus, Audemars piguet - Royal oak, Vacheron constantin - Overseas, Chopard - Alpine eagle, Girard perregaux - Laureato, Piaget - Polo, Moser&cie - Streamliner 등)

사실 젠타 디자인은 너무 훌륭하고 감탄사가 나오지만, 난 역시 반골기질이 있는지 굳이 저 길을 걷고 싶지는 않다.
파네라이의 창립은 1860년 해양 장비 매장으로 시작되었고, 이태리 해군에게 다이빙 장비 및 해양에서 필요한 정밀 측정 장비를 납품했었다. (그 과정에서 파네라이는 야광 도료를 개발하는 등 여러 성과를 이뤄냈다)
이태리 해군 측은 세계 1차 대전이 터진 후, 파네라이에게 시계 납품을 요청하게 된다.
시계를 제작하는 기술이 없었던 파네라이는 중립국 스위스의 도움을 받아, 롤렉스의 기술과 디자인을 기반으로 파네라이 시계를 제작,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이 파네라이 시계의 시작이다.


파네라이 시계는 이태리 왕실 해군 및 특수 부대에게만 납품이 되었고, 간혹 마레 노스트럼이나 이기지아노같은 특이 모델도 제작하여 수출하였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여느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쿼츠 파동으로 망해버린 파네라이는 그 유명한 실버스타 스탤론 옹으로 인해 다시 세상의 빛을 볼 수 있게 된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파네라이 시계를 다시 소개할 때 풀도록 하겠다)
스탤론 옹의 힘으로 방돔 그룹에까지 인수된 파네라이는 지금까지 잘 성장하고 있다는 아주 행복한 이야기이다.
파네라이만의 이야기를 하려면 책 한 권 다뤄야 하므로, (다른 브랜드도 비슷하지만) 오늘은 내가 소개할 모델을 중점으로 소개하겠다.

PAM01000은 *프리 방돔 시절부터 생산됐던 고유한 파네라이의 디자인이다.
앞서 나왔던 PAM00000 (속칭 제로) 의 리뉴얼 모델이고 (실상은 다운그레이드) 현재는 두 모델 다 단종되었다.
이 모델 이후로 나온 PAM00773도 단종되었고, PAM00773의 후속 리뉴얼 모델 PAM01086과 비교하였을 때, 로고 폰트와 위치, 미세한 인덱스 넓이와 배열등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론 역시 구형이 더 이쁘다. (사실 일반인이 보기엔 똑같음)
파네리스티들이 현행 모델 안 찾고 빈티지 모델들만 찾는데엔 다 이유가 있다.

파네라이 특유의 크라운 가드 (오른쪽 용두를 감싸고 있는 반원형의 프로텍터)와 12,3,6,9 인덱스, 어둠 속에서도 봐야 하기에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강력한 야광, 큰 사이즈에서 오는 남성미, 수십가지 줄매치,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내구성 등 이 단순함 속에 즐길 것들이 굉장히 많다.

요즘은 잘 안차긴 하지만, 특히 애정 하는 이유가 밀리스 메이션이라는 파네라이 연간 생산번호가 있는데 (케이스백에 보면 인그레이빙 되어있다) 이 모델이 1000개 중 777번째 모델이다.
실제로 이 모델이 내게 들어오고 좀 잘 풀린 징크스 같은 것도 있기에 내겐 상징적인 친구다.
파네라이는 다이얼 기법만 5개이며, 케이스 소재가 15개 정도고, 무브먼트는 약 27개쯤 된다. (아마 더 있을 것이다)
디자인이 단조로우니 컬러 배합도 무수히 많고, 빈티지 팸으로 나오는 모델들 보면 나도 모르는 게 너무 많다.
요즘 파네라이의 방향이 이상하게 흘러가고, 이슈도 많은 게 참 애석하기도 하지만, 또 파네라이는 몇 대 맞고 다시 정신 차려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새로운 과도기가 지나가면 늘 그랬듯이 다시금 우뚝 서리라 믿는다.
*파네리스티 : 전 세계 30개 나라에 3만여 명의 파네라이 애호가들이 활동하는 팬덤이자 그 외 파네라이 애호가들을 지칭하는 단어
*프리 방돔 : 현재 파네라이가 속해있는 리치몬트의 전신 그룹으로 1994년부터 1997년까지를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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